하드웨어 선택 글에서 “미니PC + NAS 조합이 가장 안정적”이라고 했다. 그런데 두 대를 들이고 나면 새로운 고민이 시작된다. 이 파일은 어느 쪽에 둬야 하지? 서비스 데이터는? 사진 원본은? 백업은? 배치 기준이 없으면 데이터가 양쪽에 중복되고, 어느 쪽이 원본인지조차 모호해진다. 이 글은 그 기준을 세운다.
원칙: 계산과 보관을 분리한다
두 장비의 강점이 다르다는 데서 출발한다.
- 홈서버(미니PC) — 빠른 CPU와 SSD. 잘하는 것: 일하기. 도커 서비스 실행, 트랜스코딩, 썸네일 생성, DB 질의.
- NAS — 큰 용량과 디스크 이중화, 검증된 스냅샷 기능. 잘하는 것: 지키기. 대용량 보관, 버전 관리, 백업 수신.
그래서 원칙은 한 문장이 된다. 자주 읽고 쓰는 것은 서버에, 잃으면 안 되는 것은 NAS에.
데이터 배치 기준표
| 데이터 | 위치 | 이유 |
|---|---|---|
| 도커 서비스의 설정·DB·캐시 | 서버 SSD | 매일 수천 번 읽고 씀 — 네트워크 너머에 두면 느리고 불안정 |
| 사진·영상 원본 | NAS | 용량 크고, 잃으면 안 되고, 접근 빈도는 낮음 |
| 문서·아카이브 | NAS | 위와 동일 |
| 서버 백업(스냅샷) | NAS 또는 백업 HDD | 서버가 죽어도 살아남아야 하는 데이터 |
| 작업 중간 파일(인코딩 임시본 등) | 서버 또는 외장 디스크 | 재생성 가능 — 신뢰 등급이 낮은 디스크에 둬도 되는 유일한 부류 |
판단이 애매할 때 던지는 질문 두 개: ① 이 데이터가 사라지면 복구할 수 있는가? (없으면 NAS) ② 초당 수십 번 접근하는가? (그렇다면 서버)
연결: 서버가 NAS를 마운트한다
서버의 서비스가 NAS의 원본을 읽어야 할 때(예: 미디어 서버가 NAS의 영상을 스트리밍)는 NFS 또는 SMB로 네트워크 마운트한다. 리눅스 서버 ↔ NAS 간에는 일반적으로 NFS가 단순하고 오버헤드가 적다. 시놀로지 기준 설정 절차는 공식 지식베이스의 NFS 권한 문서에 정리되어 있다.
fstab 등록 시 잊지 말 것 — 네트워크 마운트도 자동 복구 설계의 적용 대상이다. NAS가 꺼져 있어도 서버 부팅이 멈추지 않도록 nofail을, 네트워크가 올라온 뒤 마운트하도록 _netdev 옵션을 붙인다.
nas:/volume1/media /mnt/nas-media nfs defaults,nofail,_netdev 0 0
백업은 한 방향으로 흐른다
역할 분담의 완성은 백업 방향의 고정이다. 서버 → NAS(또는 백업 디스크), 항상 이 한 방향. 서버의 서비스 데이터는 일별 스냅샷으로 NAS에 백업되고, NAS의 원본 데이터는 NAS 자체 기능(클라우드 동기화 등)으로 오프사이트 사본을 만든다.
양방향 동기화는 피한다. 양쪽에서 수정이 일어나는 구조는 충돌을 만들고, 충돌은 곧 “어느 쪽이 진짜인지 모르는” 상태로 이어진다. 모든 데이터에 대해 원본이 어느 장비인지 명확히 정해두는 것 — 이것이 두 대 운영의 규율이다.
내 실제 배치도 이 기준표 그대로다. 코드·DB·작업 상태는 미니PC의 내장 NVMe에, 완성된 산출물과 보관용 문서는 NAS에 두고, 서버가 NAS를 NFS 4.1로 마운트해서 읽고 쓴다(fstab에 _netdev와 nofail 포함 — 위에서 말한 그 옵션들이다). 재생성 가능한 대용량 중간파일만 USB 외장 SSD가 받고, 백업은 한 방향으로 — 서버에서 백업용 HDD로 매일, NAS로 주 1회 흐른다. 이렇게 “데이터마다 사는 곳”을 정해두고 나서부터 ‘이 파일 어디 있더라’와 ‘이거 지워도 되나’를 고민하는 일이 거의 사라졌다.
”그냥 NAS에서 다 돌리면 안 되나?”
당연한 반론이다. 요즘 NAS는 도커를 지원하니까, 한 대로 서비스와 보관을 다 하면 되지 않나? 가능하고, 서비스가 가볍고 적다면 실제로 합리적인 출발점이다.
다만 두 가지 비용을 알고 선택해야 한다. 첫째, 보급형 NAS의 CPU·메모리는 컨테이너 몇 개만으로 한계에 닿는 경우가 많고, 서비스가 NAS를 바쁘게 만들면 본업인 파일 서비스와 백업 성능까지 함께 느려진다. 둘째, 더 중요한 것 — 서비스 실험과 데이터 보관이 같은 장비에서 일어나면, 실험의 실패가 보관을 위협한다. 새 컨테이너가 디스크를 가득 채우거나 시스템을 불안정하게 만들었을 때, 그 장비에 가족 사진 원본이 같이 있다는 사실이 부담이 된다. 역할 분리는 성능 문제이기 전에 실패 격리의 문제다.
그래서 권장 경로는 이렇다: NAS 한 대로 시작 → 서비스가 늘어 NAS가 버거워지는 시점에 저렴한 미니PC를 추가 → 서비스를 미니PC로 옮기고 NAS는 보관·백업 전담으로 되돌린다.
한 대로 시작해도 된다
끝으로 균형을 위해 — 이 글은 두 대 운영을 전제했지만, 처음부터 두 대를 살 필요는 없다. 한 대로 시작하고, 데이터가 “잃으면 안 되는 수준”으로 쌓였을 때 보관 담당을 추가하는 순서가 자연스럽다. 중요한 것은 장비 수가 아니라, 지금 가진 구조 안에서도 원본과 사본, 일하는 곳과 지키는 곳을 구분하는 습관이다.